5월 20일은 '세계 벌의 날'로 2017년 12월 20일, 국제연합(UN)이 전 세계의 식량 생산과 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입니다. 날짜는 매년 5월 20일로, 이는 슬로베니아의 저명한 양봉가 '안톤 얀사(Anton Janša)'의 출생일에서 따온 것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양봉 국가이기도 한 슬로베니아는 2015년 유엔에 벌의 날 지정을 발의했으며, 2017년 12월에 열린 유엔총회에서 '세계 벌의 날'이 공식 제정되었습니다. 

2023년 5월 20일 "세계 벌의 날" 포스터(출처: World Bee Day Asset Bank) Bee engaged in pollinator-friendly agricultural production(수분 매개자 친화적인 농업 생산에 종사하는 꿀벌)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야생 식물의 90%가, 115대 주요 식량 작물 중 87개가 꿀벌의 수분(受粉, 종자식물에서 수술의 화분(花粉)이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일)으로 생산됩니다. 사람이 사용할 과일과 씨앗을 생산하는 세계 농작물의 75%가 수분 매개체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세계 농작물의 또한 주변 환경에 민감한 꿀벌은 환경 지표종으로, 꿀벌이 활발하게 서식하는 곳은 생태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지역으로 여겨집니다.

벌은 이렇듯 수분곤충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이뿐만이 아닙니다. 꿀을 대표로 양초, 립밤 등에 사용되는 왁스, 로얄젤리, 프로폴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원료를 생산합니다. 벌들에게 정말 고마울 따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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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벌 종이 존재하는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20,000종 이상입니다. 벌은 종류도 다양하고 전 세계에서 발견됩니다. 사실 세계 곳곳에는 수천 마리의 꿀벌들이 살아있고 번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양봉사업에서는 몇 가지 종류의 벌만을 사용합니다. 세계적으로 9종 정도로 꼽히며, 우리나라 양봉산업은 토종 꿀벌인 Apis Cerana와 서양 꿀벌인 Apis Melifera라는 2종의 양봉벌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급격한 기후 변화와 인간의 무분별한 농약 사용은 꿀벌을 멸종 위기로 내몰았고, 지금도 많은 지역에서 벌, 수분곤충, 기타 곤충들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초, 전국 곳곳에서 약 77억 마리의 꿀벌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습니다. 언론에서 많이 다루었고 정부에서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 등 다양한 노력이 있었지만,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밀원수의 면적이 빠르게 줄어든 것도 한 몫 하였습니다. 꿀벌이 꽃가루를 채취하는 식물을 '밀원수'라고 하는데요, 이 밀원수의 면적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에는 밀원수의 면적이 47.8만ha에 이르렀지만, 2020년대에는 14.6만ha까지 줄어들어 약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밀원이 줄어든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주된 밀원이었던 아까시나무의 수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벌통은 1km²에 26.7개가 몰려 있어, 봉군(벌통) 밀도가 세계 1위입니다. 봉군 주위의 좁은 지역에 수많은 꿀벌이 모여 줄어드는 밀원수를 놓고 경쟁하다가 결국 굶주리는 꿀벌이 많아지는 것이죠. 궁여지책으로 설탕물을 먹이기도 하지만 꿀벌의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꿀벌에게 꼭 필요한 영양분이 설탕물에는 없기 때문이죠.

만약 이 상태가 지속돼 꿀벌이 멸종한다면 인류는 곧 생태계 파괴와 식량 위기에 따른 영양실조를 겪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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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꿀벌의 중요성에 꿀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세계 벌의 날' 지정과 더불어 각 기업들의 벌 보호 활동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회사인 롤스로이스와 포르쉐는 양봉장을 마련해 꿀벌의 안전한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도시 양봉을 장려하는 사회적 기업 ‘어반비즈서울’이 세계 벌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s://www.apimondia.org/ 

한편, 벌을 보호하는 활동은 일상 속에서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 전력 사용 줄이기

- 유기농 식품 먹기

- 꿀벌이 좋아하는 밀원식물(꿀과 꽃가루가 풍부한 진달래, 민들레 등) 심기

등 다양한 활동이 있습니다.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꿀벌.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꿀벌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작은 행동부터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 자료 출처

세계 벌의 날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n.d.).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455669&cid=43667&categoryId=43667.

7가지 숫자로 알아보는 꿀벌과 야생벌의 모든 것. (2023년 3월 6일).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25592/blog-ce-honeybee-7-numbers/.

WAHT'S THE BUZZ ABOUT BEES? . (2023년 5월). https://www.fao.org/resources/digital-reports/bees.